저녁 7시면 한창 졸기 바쁘신 은수 할머니..
그러나 오늘은 잠이 들만하면 옆에서 할머니? 할머니이~? 부르는 통에 천금만금 무거워진 눈꺼풀을 치켜드느라 주름이 더욱 깊게 패이고 있었습니다.
주무시다 말고 손녀가 부르는 통에 마지 못해 한쪽 팔로 머리를 배시고, 은수의 요청대로 병원놀이에 간호사가 되어야 했어요.~
입이 삐죽 튀어나오면서 투덜거리니 토끼인형을 어찌 안 두드려줄 수가 있겠어요?~
할머니! 얘 아픈데 자면 어떡해?~
다시 토끼 환자를 돌봐주는 척..
누워서 버티시던 할머니, 결국 양손 들고 일어나 앉으시게 된 이유는...
할머니, 얘 주사 한방 놔주세요!~~
네?~~
할머니, 얘 주사 한방 놔주세요!~~
네?~~
할머니께서 일어나서 주사를 놔주실 때까지 무한 반복하더랍니다.
잠잠해진 틈을 타 다시 잠을 청하시고 계셨던 할머니께서, 귀딱지가 내려앉을 법한 소리에 후딱 일어나 앉으시더니, 토끼 다리 한 짝을 잡으시고선 "옛다, 주사다!~" 하시면서 손가락으로 푸욱 찌르시더랍니다.
주사를 맞은 토끼가 편안하게 눕게 되자 그제서야 할머니도 자유로울 수 있게 되었어요.~
에고,어머니...
다음번에 또 토끼가 아프다고 하거든 주사부터 먼저 놔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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