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젯밤에는 딸아이 때문에 이른 봄부터 파리채를 꺼냈습니다. 파리나 모기가 눈에 띄어 잡으려는 것이 아니라 가끔 엄마아빠의 애간장을 태우는 짓을 하니 그렇게 하지 못하기 위한 방안이었지요.
 

언제부터인가 저녁을 먹고 난 후 드라마를 보고 있으면 TV앞으로 다가가 고사리 손으로 TV액정을 할퀴면서 엄마아빠의 화를 내는 모습을 즐기는 듯 보입니다. 워낙 고가에 사다 놓은 40인치 LED TV라서 액정에 묻은 먼지를 닦을 때도 신경을 곤두 세우며 청소하는데, 이 녀석은 보란 듯이 즐거운 비명을 질러가며 할켜 대는군요. 엄마아빠가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고 있는 듯해요.

파리채를 들고 방바닥을 두드려가며 윽박 질러 보지만 눈도 꿈쩍 않습니다. 
그런 장난을 칠 때는 무조건 덜렁 들어 떼어내는 수밖에 없더군요.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파리채의 주인이 바뀌었습니다. 그리고는 방바닥을 두드리며 소리 질렀던 아빠의 모습을 고스란히 흉내 내며 돌아다니고 있습니다.

딸


은수


아기

영락없이 따라해요.



파리채로 혼내키는 걸 세 살 딸이 보기엔 재미있었나 봐요.

파리채


은수


은수       

파리채가 공중을 휘젓고 다니니깐 눈이 아파오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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