읍내 장날이라 시장에 나갔던 아내가
코코넛을 사 가지고 와선 구경을 시켜줍니다.

코코넛

그러려니 넘어 가려다가 그 생김새가 
하도 얄궂어 사진을 찍어봤어요.

"뭔 코코넛이 원숭이 얼굴을 닮았누?"

코코넛

동물의 눈과 입처럼 생긴 면을 
뒤집었더니 이번엔 머리처럼 보입니다.

코코넛

옥수수수염처럼 생긴 보송한 털은
야무진 코코넛 몸통에 찰싹 달라붙어 있었어요.

코코넛 섬유

이마저도 열매의 몸통에서
떼어내기란 만만치 않더군요.

코코넛 물

모든 걸 아내의 손에 맡긴 채 구경만 하다가
드디어 찰랑찰랑 하던 코코넛 속의 
육수가 후루룩 쏟아져 나오는 광경을
지켜봤습니다.

코코넛 먹기

왠지 울고 있는 표정...

코코넛 먹기

코코넛의 맛을 보기 위한 손길은
그게 다가 아니었어요. 잠시 밖에 나갔던 아내가
들고 들어온 것은 헉,헉,,,




남편의 연장 통에서 커다란 망치와 멍키
스패너와 비슷하게 닮은 무식한 녀석..

코코넛 깨기

망치로 때리니까 산산조각 날 것 같아
멍키스패너 같은 녀석으로 실금만 가게끔
토닥토닥 분주히 내려칩니다.

코코넛 속살

코코넛의 하얀 속살..
물을 빼 먹었던 구멍도 잘 보이네요.

코코넛손질

밤 껍질 벗기듯이 보이지만, 직접 체험해 보니
밤 껍질 벗기는 건 일도 아니었다는 생각이
드네요. 무쇠 조각을 벗겨내는 기분이었어요.

코코넛

딱딱했던 외피를 벗겨내면 다시
속껍질을 벗겨야 하는데,,

코코넛

이번에도 감자 깎는 칼과 과도를 들고와
번갈아 가며 사용했지만, 어떤 걸 선택하든
힘든 건 마찬가지였어요. 

코코넛

세상에 무슨 열매 하나 먹자고 망치부터 
시작해서 온갖 연장이 총출동 해야 하는지
 신음과 고통소리가 이어지네요.

코코넛

일단 물을 빼 먹은 녀석들은 고통스러웠지만 
껍질을 벗기는데 성공..

성공이라기보단 인내와 투지의 값진 결과라고
말할 수 있겠네요. 

깎는 내내 힘들어하는 아내에게 "이리 줘봐,
내가 깎아 줄게!" 하며 건네 받았던 제가 
코코넛의 강철 외피에 압도되어 눈이 
동그랗게 커지니 웃으며 다시 달라고 
하더군요. 괜히 큰소리 쳤다가 큰 코 다친
꼴입니다.

코코넛이 딱딱하단 것은 익히 알고 있었지만,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손질이 까다로울 줄은
이번에 처음 알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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